
의료용 전동스쿠터는 레버를 잡으면 가고, 놓아야 멈춘다. 당황해 꽉 쥐는 순간 더 빨라진다. 의성에서 만난 어르신 49명의 기록, 그리고 사고 직전 멈출 시간을 만드는 작은 장치.
의료용 전동스쿠터는 레버를 잡으면 나아가고 놓아야 멈춘다. 평소엔 편하고 안전하다. 그런데 놀라거나 당황하면 손에 힘이 들어간다. 멈춰야 할 순간, 손은 레버를 더 꽉 쥐고 스쿠터는 더 빨리 나간다.
의성에서 만난 49명 중 22명이 이미 사고를 경험했고, 그중 12명의 원인이 오조작이었다. 사고는 집 앞, 시장, 농로에서 났다. 매일 다니는 가장 익숙한 길에서, 가장 취약한 어르신들이 다쳤다.
레버가 한 번에 끝까지 당겨지는 속도를 늦춰, 사고 직전 반응할 시간을 만든다. 손을 놓거나 주변 사람이 제지할 수 있는 완충 시간이다.
현장에서 직접 설계·3D 출력한 다섯 가지 시도. 모두 아직 프로토타입이다.

급가속을 늦춰 사고 직전 멈출 시간을 만든다.
+0.89초 확보레버를 끝까지 당기면 손끝에 바로 느껴지게.
급격한 입력을 감지해 가속을 차단하거나 진동·소리로 경고.
네 손가락의 힘을 두 손가락의 균형으로 바꾸는 현장 교육.
"장에 사람이 많으니까 정신머리가 하나도 없어가 멈춘다카는걸 그냥 꽉 쥐아삣어."
"집에 다 와가 세울라다가 꽉 잡아삐는 바람에 냅다 들이박아삤어."
"그 길 가면 만날 생각나요. 사고가 한 번 나고 나니까, 그때 일이 자꾸 떠오르는 길이 되는 거야."
"걸어가려 하면 못 가고. 전동차 타믄 갈 수 있지. 시장에나 가고, 약 타러 갈 때도 한 번씩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