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실버카 구르미 SK Sunny · 팀 의구심 · 의성 · 2025
팀원들이 실버카 할머니와 마을길을 걷는 모습
다큐멘터리 · 현장 연구 보고서

실버카가 사라지는
75분

의성 어르신의 이동과 존엄을 지키는 공유실버카 이야기
2025년 여름, 팀 의구심이 의성에서 발견한 것
01
정자 할머니를 만나다
2025년 7월 — 의성

팀 의구심은 의성 어르신들의 이동권 문제를 탐색하던 중, 정자 할머니를 만나게 되었다. 정자 할머니는 의성읍에 거주하는 80대 어르신으로, 실버카(보행보조차)를 항상 사용하고 계셨다. 실버카는 단순한 보행 보조 기구가 아니었다. 할머니에게 실버카는 걷기 위한 지지대이자 장을 보고 짐을 나르는 운반 수단이며, 지치면 앉아 쉬는 의자였다.

"이거 없으면 나는 못 다녀. 다리가 후들후들해가 지팡이로는 안 되고, 이거 잡아야 걸을 수 있어."

정자 할머니 · 80대 · 의성읍

정자 할머니의 하루 일상을 따라가 보면, 실버카가 얼마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아침에 실버카를 끌고 집을 나서 정류장까지 걸어가고, 버스를 타고 읍내에 나가 장을 보고, 병원에 들르고,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온다. 이 모든 이동의 매 순간 실버카가 함께했다.

실버카 사진
01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실버카(보행보조차). 접이식 프레임에 바퀴가 달려 있고, 앉을 수 있는 좌석과 짐을 넣을 수 있는 바구니가 있다.

의성에서 실버카는 특별한 물건이 아니었다. 장날이면 실버카를 끌고 나온 어르신들이 버스 정류장에 줄을 서고, 시장 골목을 누빈다. 실버카는 의성 어르신 일상의 일부였고, 생존의 도구였다.

장날 버스에 탑승하려는 어르신들
02 장날, 버스에 탑승하려는 어르신들. 실버카를 끌고 나온 분들이 많다. 버스 앞에 줄이 길다.

그런데 팀 의구심은 한 가지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버스에 오르는 어르신들이 실버카를 정류장에 두고 탄다는 것이었다. 접어서 들고 타는 분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정류장 한쪽에 실버카를 세워두고 맨몸으로 버스에 오르셨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시 맨몸으로 내려서 실버카 없이 걸어야 했다.

정류장에 세워둔 실버카들
03 버스 정류장 한쪽에 줄지어 세워진 실버카들. 어르신들이 버스를 타면서 두고 간 것이다.

"버스에 이걸 어떻게 가지고 타노. 계단도 높고, 접어도 무겁고. 그냥 여기 세워놓고 타는 기라."

버스 정류장 어르신

이 장면이 팀 의구심에게 질문을 던졌다. 실버카 없이는 걷기 힘든 분들이, 왜 버스에 실버카를 가져가지 못하는 걸까?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한 후, 실버카 없이 어떻게 이동하시는 걸까?

02
87명의 실버카 일상
2025년 8–9월 — 실태 조사

팀 의구심은 정류장에서 목격한 장면이 일부 어르신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많은 분들이 겪고 있는 구조적 문제인지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실태 조사에 나섰다. 의성읍과 주변 면 지역의 마을회관, 복지관, 경로당, 오일장, 버스 정류장 등을 돌며 실버카를 사용하는 어르신 87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실태조사 개요

87
조사 대상 어르신
51
실버카 사용자
58.6%
실버카 사용률

87명 중 51명(58.6%)이 실버카를 실제로 사용하고 계셨다. 이 숫자가 말해주는 것은 명확했다. 의성 어르신에게 실버카는 보조 수단이 아니라 주요 이동 수단이라는 사실이었다.

실버카를 사용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어르신들의 답변은 세 가지로 모아졌다.

실버카가 필요한 3가지 이유

1. 보행 지지 — 다리가 불편해 잡고 걸어야 한다
2. 짐 운반 — 장본 짐, 병원 약 봉투 등을 실어 나른다
3. 휴식 — 지치면 접어서 앉거나 걸터앉아 쉰다

실버카와 지팡이를 비교했을 때, 그 차이는 더 극명했다.

구분 실버카 지팡이
보행 지지 양손으로 잡아 안정적 한 손, 불안정
짐 운반 바구니에 짐 적재 가능 한 손 사용 불가
휴식 앉아서 쉴 수 있음 쉴 곳을 따로 찾아야 함

"지팡이는 한 손이고 흔들려. 이거(실버카)는 양손으로 잡으니까 안 넘어져. 장 볼 때 짐도 여기 넣고."

조사 참여 어르신

"다리가 아파서 오래 못 걸어. 그라면 이거 펴가 앉아서 좀 쉬다 가고. 지팡이는 그게 안 되잖아."

조사 참여 어르신

그런데 조사를 진행하면서, 팀 의구심은 처음 정류장에서 느꼈던 이상함이 데이터로도 확인되기 시작했다. 버스를 이용하는 어르신 중 상당수가 버스에 실버카를 가져가지 못한다고 답했다. 접어서 들고 타기엔 무겁고, 계단이 높고, 다른 승객에게 방해가 될까 봐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었다.

팀 의구심은 이 문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정자 할머니의 외출 하루를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03
실버카가 사라지는 75분
2025년 9월 — 정자 할머니 외출 동행

팀 의구심은 정자 할머니의 장날 외출에 동행했다. 집에서 출발해 정류장까지 걷고, 버스를 타고 읍내에 가서 장을 보고,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전 과정을 시간대별로 기록했다.

오전
집 → 정류장 (실버카 O)

정자 할머니는 실버카를 끌고 집을 나선다. 정류장까지 약 10분. 실버카를 잡고 천천히 걷는다. 도착하면 실버카를 정류장 한쪽에 세워둔다.

버스 탑승
정류장 → 읍내 (실버카 X)

버스에 오를 때 실버카를 두고 탄다. 높은 계단을 맨몸으로 올라야 한다. 손잡이를 잡고 간신히 오른다. 약 25분간 실버카 없이 이동.

읍내 도착
읍내 이동 (실버카 X)

읍내 정류장에서 내린다. 실버카가 없다. 맨몸으로 시장까지 걸어야 한다. 중간중간 벽을 짚거나 멈춰 서서 쉰다. 시장 안에서도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짐을 들고 다닌다. 약 30분간 실버카 없이 활동.

귀가
읍내 → 정류장 (실버카 X)

장 본 짐을 들고 다시 정류장까지 걸어간다. 버스를 타고 돌아온다. 약 20분간 실버카 없이 이동.

도착
정류장 → 집 (실버카 O)

정류장에 세워뒀던 실버카를 되찾는다. 짐을 싣고 실버카를 끌며 집으로 돌아간다.

75분 실버카 공백구간 타임라인 인포그래픽
04 정자 할머니의 외출 타임라인. 버스에 오르는 순간부터 돌아와 실버카를 되찾을 때까지, 실버카 없이 보내는 시간이 약 75분이다.

75분실버카 없이 걸어야 하는 '공백 구간'
버스를 타는 순간부터 돌아올 때까지, 실버카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실버카가 없다

75분. 정자 할머니가 외출 중 실버카 없이 보내야 하는 시간이었다. 실버카가 가장 필요한 순간 — 짐을 들고 걸어야 하고, 낯선 곳에서 지지대 없이 움직여야 하는 바로 그 순간에 — 실버카가 없었다. 이것이 팀 의구심이 발견한 '실버카 공백구간'이었다.

"시장에서는 벽을 짚고 다녀. 없으면(실버카 없으면) 다리가 후들거려가 오래 못 서 있어."

정자 할머니

그리고 이것은 정자 할머니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실태조사 결과, 실버카 사용자 51명 중 46명(90.2%)이 외출 시 버스에 실버카를 가져가지 못하고 있었다.

실버카 의존층

46
실버카 미동반 외출자 (51명 중)
90.2%
실버카 의존층 비율
실버카 의존층90.2% (46명/51명)

46명. 실버카 사용자의 90.2%가 버스를 탈 때 실버카를 두고 가고 있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실버카 공백구간이 개인의 불편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문제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왜 버스에 실버카를 가져갈 수 없는 걸까?

버스 계단이 높아서 실버카를 들고 오를 수 없고,
버스 안에 실버카를 놓을 공간이 없고,
다른 승객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눈치가 보인다.

핵심은 장날이었다. 의성 오일장이 서는 날, 버스는 가장 붐비고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이동하는 날이다. 장을 보러 읍내에 나가야 하고, 장 본 짐을 들고 돌아와야 한다. 실버카가 가장 절실한 날, 실버카를 가져갈 수 없는 구조.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버스 현장 사진
05 의성 시내버스. 높은 계단 구조로, 실버카를 접어서 들고 오르기 어렵다.

저상버스는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의성에는 저상버스가 극소수였고, 운행 노선도 제한적이었다. 전국적으로 농어촌 지역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도시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인프라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은 현실적인 답이 아니었다.

04
두 번의 시도, 두 번의 실패
2025년 9월 — 솔루션 탐색

팀 의구심은 실버카 공백구간을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방향에서 솔루션을 시도했다. 첫 번째는 버스를 바꾸는 것, 두 번째는 실버카를 바꾸는 것이었다.

시도 1
버스 짐칸 개조

버스 내부에 실버카 전용 짐칸을 만들면 어떨까? 팀은 버스 내부 공간을 측정하고, 실버카를 접어서 수납할 수 있는 거치대 설계안을 그렸다.

버스 내부 짐칸 개조 아이디어
06 버스 내부 실버카 거치대 개조안. 아이디어 단계에서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버스 운행사와 논의한 결과, 버스 내부 구조를 변경하려면 차량 안전 인증을 다시 받아야 했고, 비용도 막대했다. 무엇보다 장날 만석이 되는 버스에 짐칸 공간을 내려면 좌석을 줄여야 했다. 좌석이 줄면 어르신들이 서서 가야 하는데, 그것은 더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다.

시도 1 — 실패 버스 구조 변경은 안전 인증, 비용, 좌석 감소 문제로 현실적으로 불가능

시도 2
초경량 실버카 제작

그렇다면 실버카 자체를 바꿔보자. 더 가볍고, 더 작게 접히는 초경량 실버카를 만들면 버스에 들고 탈 수 있지 않을까?

초경량 실버카 제품 사진
07 시중의 초경량 실버카. 가볍지만 어르신들의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팀은 시중에 나와 있는 초경량 실버카를 조사하고, 어르신들에게 보여드리며 의견을 들었다.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가벼우면 불안정하다. 의성의 비포장 도로, 농로, 경사진 골목에서 가벼운 실버카는 흔들리고 쓰러지기 쉬웠다. 또한 접이 구조가 복잡해 어르신들이 혼자 접고 펴기 어려웠다.

"그거 너무 가벼우면 바람 불면 날아가뿌지. 내가 잡고 서 있어도 흔들흔들하는데 그걸 어떻게 믿고 다니노."

조사 참여 어르신

시도 2 — 실패 초경량 실버카는 불안정하고, 접기 어렵고, 비포장 도로에서 사용 불가

두 번의 실패 후, 팀 의구심은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갔다. 왜 실버카를 버스에 가져가야 하는가?

버스를 바꾸는 것도, 실버카를 바꾸는 것도 답이 아니라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봐야 했다. 팀은 문제를 다시 정의했다.

문제는 '버스에 실버카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아니라,
'목적지에서 실버카가 없는 것'이었다.

관점이 전환되었다. '이동의 자율성'이 아니라 '존엄'의 문제였다. 어르신들이 실버카 없이 벽을 짚으며 걸어야 하고, 남의 눈치를 보며 짐을 끌어야 하는 상황. 이것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한 사람의 존엄이 침해되는 순간이었다. 실버카가 없는 75분은, 어르신의 독립적 이동이 불가능한 75분이었다.

해답은 뜻밖에 단순했다. 실버카를 가져가지 못한다면, 도착지에 실버카가 이미 있으면 된다.

05
공유실버카, 구르미
2025년 9–10월 — 솔루션 설계

팀 의구심은 '도착지에 실버카가 있으면 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공유실버카 서비스 '구르미'를 설계했다. 구름처럼 가볍게, 어르신의 발이 되어드린다는 뜻을 담았다.

구르미 — 공유실버카 서비스

어르신들이 버스를 타고 읍내에 도착했을 때, 정류장 근처에서 실버카를 빌려 쓰고 돌아갈 때 반납하는 서비스.

자전거 공유 서비스(따릉이)의 원리를 실버카에 적용한 것이다. 다만, 어르신 대상이므로 앱이 아닌 대면 대여 방식으로 운영한다.

핵심: 실버카를 가져가는 게 아니라, 도착지에 실버카가 기다리고 있는 구조.

구르미의 운영 방식은 의성 어르신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 설계되었다.

대여소 위치
남부농협 앞 (읍내 중심 정류장 인근)

어르신들이 버스에서 내려 가장 먼저 가는 곳 — 장, 병원, 농협. 그 동선의 시작점인 남부농협 앞에 대여소를 배치했다.

대여 방식
대면 대여 · 무료 · 신분증 확인

스마트폰 앱이 아닌, 대면으로 대여한다. 어르신이 신분증이나 구두 확인만으로 실버카를 빌리고, 돌아갈 때 반납한다.

운영 시간
장날 오전 집중 운영

의성 오일장 날에 맞춰 오전 시간대 집중 운영. 어르신들의 외출 패턴에 최적화.

실버카 대수
5대 배치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5대를 배치. 회전률을 감안하면 충분한 수량.

공유실버카 구르미 대여소
08 남부농협 앞 구르미 대여소. 실버카 5대가 줄지어 배치되어 있다. 어르신들이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빌릴 수 있는 위치.
정류장 실버카 주차
09 구르미 운영 전, 정류장에 세워둔 실버카들. 구르미가 해결하려는 문제의 현장.
06
시범운영, 현장의 답
2025년 10월 — 의성읍 남부농협 앞

2025년 10월, 팀 의구심은 의성읍 남부농협 앞에서 공유실버카 구르미의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장날 오전, 실버카 5대를 대여소에 배치하고 어르신들을 맞이했다.

구르미 시범운영 현장
10 시범운영 첫날. 어르신이 구르미 실버카를 대여받고 시장으로 향하는 모습.

결과는 팀의 기대를 넘어섰다.

시범운영 결과

93%
만족도
100%
재이용 의향
43분
평균 대여 완료 시간
만족도93%
재이용 의향100%

93%의 만족도, 100%의 재이용 의향. 그리고 평균 43분 만에 대여와 반납이 완료되었다. 어르신들은 실버카를 빌려서 장을 보고, 병원에 들르고, 돌아와서 반납했다. 그 과정이 자연스러웠다.

"아이고, 이거 있으이까 참 좋다. 맨날 이 앞에 세워놓으면 안 되나?"

시범운영 이용 어르신

"장에서 짐 넣고 밀고 다니이까 다리도 안 아프고, 시장 구석구석 다 다닐 수 있었어."

시범운영 이용 어르신

"다음에 또 있으면 좋겠다. 매번 있으면 참 좋겠는데."

시범운영 이용 어르신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경제성이었다. 팀 의구심이 산출한 운영 비용 추정치는 다음과 같았다.

경제성 분석

~1,000만원
연간 운영 비용 추정
~1,440회
연간 예상 이용 횟수

실버카 구매비, 대여소 설치비, 인건비 등 포함. 1회 이용당 약 6,900원 수준.

연 약 1,000만원으로 1,440회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어르신 한 분의 존엄한 이동 한 번에 약 6,900원이 든다는 뜻이었다. 저상버스 도입(대당 2억원 이상)이나 도로 인프라 개선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즉각적인 효과를 만들 수 있었다.

현장 사진 어르신 사진
어르신이 주신 포도
11 시범운영을 마치고, 어르신이 팀원들에게 건네주신 포도. 말없이 봉투를 내밀며 "수고했다" 하신 한마디가 팀의 마음에 남았다.
07
에필로그
2025년 11월

노인 이동권은 소외된 의제다.

교통 취약지역, 대중교통 소외, 이동 불편 — 이런 말들은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실버카를 버스에 가져갈 수 없어서 장날에 벽을 짚고 걷는 할머니'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다. 노인 이동권의 가장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층위는, 정책의 언어에 포착되지 않는다.

팀 의구심이 의성에서 본 것은, 실버카라는 작은 물건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어르신들의 일상 전체였다. 실버카는 지팡이보다 안정적이고, 짐을 나를 수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 어르신의 독립적 일상을 가능케 하는 핵심 도구였다. 그 도구가 사라지는 75분이, 어르신의 하루를 가장 취약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구르미는 대단한 기술이 아니다.
도착지에 실버카를 비치하는 것, 그것이 전부다.
하지만 그 단순함이 75분의 공백을 메웠다.

팀 의구심

구르미의 가치는 기술적 참신함에 있지 않다. 문제를 정확하게 보았다는 데 있다. '버스에 실버카를 어떻게 태울까'가 아니라, '도착지에서 실버카가 필요하다'는 것. 이 관점의 전환이 구르미를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 어르신은 도움의 대상이 아니라 이동의 주체였다. 누군가 부축해서 데려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실버카를 빌려 장을 보고 돌아오는 것. 구르미는 어르신에게 그 주체성을 돌려드리는 서비스였다.

실버카가 사라지는 75분,
그 시간 동안 어르신들은
벽을 짚고, 쉴 곳을 찾고,
짐을 들고 걸었다.

구르미는
그 75분에 실버카를 놓아두었다.
그것이 전부였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FIN
팀 의구심
SK Sunny · 2025 의성 현장 연구

공유실버카 구르미
의성 어르신의 이동과 존엄을 위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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